드레스덴한인교회

크리스마스의 감동이 되살아나길

12/21/2019
Changgook Ahn

  어릴 적에 성탄절은 꿈같은 절기였다.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영롱한 빛으로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를 비롯해서 빨간색, 초록색 등이 조화를 이룬 여러 장식이나 선물 포장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다. 학교 교실에도 금박지, 은박지를 이용한 성탄절 장식으로 함께 꾸몄고, 친구들에게는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카드로 정성스럽게 짧지 않은 글들을 적어 전달하거나 우표를 붙여 보냈다. 교회에서는 그 분위기가 훨씬 더 고조되었다. 성가대는 크리스마스 칸타타 준비로 연습에 박차를 가했고, 어린이들은 어린이들대로, 청소년들은 청소년들대로 나름대로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해 노래와 율동과 연극 등으로 준비를 하며 성탄절을 기다렸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성탄축하 발표를 하고, 성탄절 칸타타에 참석한 후에는 교회에 모여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선물을 교환하고,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교회에서 올나이트(All night)라는 것을 하며 밤새 함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새벽이 되면 청사초롱에 촛불을 밝혀 들고는 새벽송이라는 것을 하러 나갔다. 교회 성도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크리스마스 찬송을 부르면 성도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관의 불을 켜고 나와 기쁨으로 그 찬송을 함께 불렀고, 자그마한 선물을 주시기도 했다. 내가 다녔던 교회는 서울의 남산 아래 충무로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성도들의 집을 돌고나면 마지막에는 남산 꼭대기로 올라가 팔각정에서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새벽송을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곤 했다.

  이러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면 다시 크리스마스가 찾아올 때 동일하게 설레는 마음으로 성탄절을 기다렸다. 자칫 예수님 빠진 성탄절이 될까 스스로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자고 서로 권면하며 다시 예수님의 생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예전에 맞이했던 성탄절의 설렘이 덜해진 느낌은 왜 그럴까? 어릴 적에 가졌던 동심(童心)이 사라져서 일까? 그런데 요즘 아이들과 젊은이들을 볼 때에도 예전 같지만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내가 어릴 적에는 평상시에 이렇다 할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별로 없었기에 교회에서 보내는 성탄절이 더 흥겨웠던 것은 사실일 것이다. 평상시에도 성탄절 이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많으니까.

  그렇지만 성탄절이 단지 즐기기 위한 하루가 아니라 만주(萬主)의 주(主)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인 것을 마음에 둔다면 크리스마스의 감동이 더 살아나야 하지 않을까? 주님과 관련된 날들은 심드렁하게 지나지 않는, 귀한 감동이 모두에게 되살아나면 좋겠다.

  메리 크리스마스~!

(글/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