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한인교회

부활, 그 이후

04/18/2020
Changgook Ahn

  부활절이 지났다.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이 되기 사십 일 전부터 사순절(四旬節)이라는 절기를 지키기 시작하면서 부활절을 기다린다. 그리고 부활절이 되기 전 주간은 고난주간으로 보내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희생하셔서 우리의 죄를 대속(代贖)하셨음을 깊이 묵상하고, 드디어 부활절을 맞이한다. 이렇게 적지 않은 기간을 준비하며 기다린 부활절이기에 부활절의 기쁨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활절에는 대부분 부활절 칸타타를 준비하여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며 즐거워한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함께 모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온라인방송으로 함께 예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부활절이 지나고 한 주간이 지나갔다. 그런데 의외로 부활절을 통해 나눈 기쁨의 여운은 한 주간을 못 간다. 성탄절은 성탄절이 지나가도 이어지는 연말과 연시의 분위기 때문인지 성탄절의 여운이 꽤 오래 남는다. 크리스마스 장식들도 보통의 경우 새해 초반까지 장식되어 있어서 그 분위기는 더 남는 것 같다. 그런데 부활절은 부활절 이전에 사순절부터 고난주간까지의 긴 기간 준비하여 맞이하는 영광스런 부활에는 걸맞지 않게 금방 그 여운이 소멸되는 듯한 느낌은 나 혼자만 느끼는 걸까? 물론 준비하는 기간은 성탄절도 대강절(待降節, The Advent)로 그 준비를 시작하니 미리 준비하는 부분은 비슷하다 여겨지는데, 부활절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절기라고도 할 수 있다고 볼 때 부활절이 지나고 나서 너무 쉽게 부활절의 기쁨을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근거하여 살아가는 삶이다. 부활이 없다면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생명이 주어졌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 살아계셔서 내 안에서 사시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은 생명의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부활은 결코 가볍게 넘겨버릴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부활절은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절기이다. 우리에게 산 소망을 주는 절기이다. 우리가 살아갈 근거를 갖게 하는 절기이다. 그렇기에 부활절은 일 년에 한 번 축하하고 기뻐하고 끝낼 절기가 아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들은 안식 후 첫날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을 기념하면서 안식일이 아닌 일요일을 주일(主日, Lord’s Day)이라고 부르면서 주일에 공예배(公禮拜)를 드리기 시작하였다. 이 말은 부활절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그 날만이 아니라, 그 후의 모든 삶이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하며 그 생명의 부활 안에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나는 그 부활의 삶을 계속 살아가고 있는가?

(글/ 안창국 목사)